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에 있어서의 보전의 필요성

(3)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

민사집행법 300조 2항은 이 가처분의 필요성에 관하여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또는 그 밖의 필요한 이유가 있을 경우에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가압류나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과 달리 이 가처분은

현재의 위험방지가 주목적임을 밝히고 있다.

이 가처분의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라는

사유는 단순한 예시규정에 지나지 않으며, 그러한 예시적 사유 외에는 '그 밖의 필요한 이유가 있을 경우에'라고 하는 일반조항만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 가처분의 필요성은 법원의 재량적 판단에 맡겨질 문제이다. 그러나 이 가처분은 본안판결 전에 채권자에게 만족을 주는 경우도 있는

것이어서 채무자의 고통 또한 크다고 할 것이므로 그 필요성의 인정은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이고, 그 심리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변론기일 또는

채무자가 참석할 수 있는 심문기일을 열어야 한다(민집 304조).

실무상으로는 가압류나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에서는 채무불이행 그 밖의 필요성을 엿볼 수

있는 소명이 있으면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보전처분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는데 반하여,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에 있어서는 반대로

그 필요성을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의 소명이 없는 한 가처분신청을 배척하는 예가 많다(대결 1997.1.10. 95마837 참조). 특히

만족적 가처분에 있어서는 보다 고도의 보전의 필요성이 존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할 것이다.

판례는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이 필요한지 여부는 당해 가처분 신청의 인용 여부에

따른 당사자 쌍방의 이해득실관계, 본안소송에 있어서의 장래의 승패의 예상, 그 밖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합목적적으로 결정하여야 할 것이며,

단체의 대표자 선임 결의의 하자를 원인으로 직무집행을 정지하는 가처분에 있어서는, 장차 신청인이 본안소송에서 승소하여 적법한 선임 결의가 다시

행하여질 경우에 피신청인이 다시 대표자로 선임될 개연성은 없는지의 여부도 참작하여야 한다고 한다(대결 1997.10.14. 97마1473).

또한 판례는 특허권 또는 실용신안권 침해금지가처분 사건에서, 가처분채권자가 신청당시에는 실체법상의 권리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가까운 장래에

본안소송에서 채권자가 패소하여 특허권 등이 무효로 될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경우에는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한다(대판

1993.2.12. 92다40563, 대결 1994.11.10. 93마2022).

현저한 손해는 본안판결의 확정까지 기다리게 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생각되는 정도의 불이익 또는

고통을 말하고, 이는 직접 및 간접의 재산적 손해뿐만 아니라 명예, 신용 그 밖의 정신적인 손해와 공익적인 손해를 포함한다(대결

1967.7.4. 67마424). 정신적 손해에 관하여는 사립학교 교수의 파면처분효력정지 가처분, 사립학교 학생의 퇴학처분무효의 가처분 등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다. 손해가 현저하다고 하기 위해서는 가처분에 의하여 채무자가 입는 손해 내지 불이익에 비하여 채권자가 얻는 이익이 현저하게

클 것을 요한다. 실무상 현저한 손해의 측면에서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예로는 교통사고에 의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본안

으로 하여 가해자에 대하여 자력이 없는 피해자의 치료비, 생활비 등의 지급을 구하는 가처분,

종업원의 해고무효를 전제로 하는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가처분, 특허권·실용신안권 등 지적재산권의 침해방지를 구하는 가처분 등이 있다. 이에

대하여 비교적 보전의 필요성이 부정되는 경향이 있는 예로는 임차인에 대하여 차임의 지급을 구하는 가처분, 매매대금의 지급 또는 대여금의 반환을

구하는 가처분 등을 들 수 있다.

급박한 위험은 현재의 권리관계를 곤란하게 하거나 무익하게 할 정도의 강박·폭행을 말하며, 이는

현저한 손해와 병렬적인 개념이 아니라 현저한 손해를 생기게 하는 전형적인 예라고 봄이 상당하다. 급박한 위험의 예로는 명예를 훼손하는 인쇄물의

배포, 수리권을 방해하는 제방의 축조, 점유침탈행위 등을 들 수 있다. 판례는 토지의 소유자가 충분한 예방공사를 하지 아니한 채 건물의 건축을

위한 심굴굴착공사를 함으로써 인접대지의 일부 침하와 건물 균열 등의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공사의 대부분이 지상건물의 축조이어서 더

이상의 심굴굴착공사의 필요성이 없다고 보여지고 침하와 균열이 더 이상 확대된다고 볼 사정이 없다면 토지심굴굴착금지 청구권과 소유물방해예방 또는

방해제거 청구권에 기한 공사중지가처분을 허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한다(대판 1981.3.10. 80다2832 등).

'그 밖의 필요한 이유'는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는 것에 준하는 정도의

이유를 말한다(대결 1967.7.4. 67마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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